오늘은 걸어갈 수 있는 교토여행코스를 찾았다.
철학의 길을 산책하고 은각사 관람을 한 뒤, 카페 요지야에서 차 한 잔 하고, 그리고 근처에 있는 싸고 맛있는 현지인 맛집을 찾아 가기로 한 것이다.
교토에는 <철학의 길>이라는 명물이 있다.
난젠지에서 은각사까지 1.8km 정도로 뻗어 있는 길이다.
철학의 길이라니 뭔가 이름이 잘 지어진 것 같다. 문학의 길이나 연극의 길도 말은 되는데 철학의 길이 가장 감칠맛이 도는 이름이다.
실제로 교토의 철학자였던 니시다 키타로가 이 길을 오갔다고 해서 <철학의 길>이다. 원래는 <사색의 작은 길>이었던 것이, 어느새 <철학의 길>이라는 이름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교토여행코스로 철학의 길이 좋은 이유는 여유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교토 여행은 생각보다 빡세다. 명소가 많기 때문이다. 하루종일 사찰과 유적지를 돌아보느라 자기는 돌아볼 틈이 없고 여행의 묘미는 놓치게 된다.
길을 찾기 위해 열심히 화살표를 따라 가느라 정작 여행지는 잘 보지 못하는 꼴이랄까.
그런데 철학의 길은 그저 걷기만 하면 된다. 걸으면 난젠지, 은각사 등의 유적지에 들러서 빈둥거릴 수가 있다.
길이 참 예쁘다. 자연 친화적이다, 라고 생각하고 걷으며 힐링하게 된다.
물 위에서 자연스럽게 헤엄치는 오리
보고 있으면 오리가 내 동료가 되어 있다.
녹차카푸치노로 유명한 카페인 <요지야> 교토본점.
철학의 길 중간에 있다. 은각사 다녀와서 차 한 잔 하기 좋은 카페다.
녹차라는 아이템과 철학의 길은 너무 잘 어울린다.
이 사람 얼굴도 철학의 길을 걷고 있는 철학자처럼 느껴진다.
남자도 되고 여자도 될 수 있는 현인, 그 자체.
이런 분위기를 한 번 느끼고 나니 카페 요지야에 다시 오고 싶다.
카페 요지야에 가기 위해 철학의 길을 걷고 싶다.
중독성 있는 교토여행코스다.
은각사는 금각사와 함께 쌍벽을 이루는 교토여행코스다
금각사는 번쩍번쩍 금칠이 되어 있지만 은각사는 은칠이 되어 있지는 않다.
아마 수수함 그 자체를 은으로 표현한듯?
은각사는 행운이 금이라면 행복은 은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은각사에 들어서면 구불텅 구불텅한 진입로를 통과하고 정원이 펼쳐진다.
이 정원은 모래로 물과 후지산을 형상화한 거란다,.
물 속에는 동전들이 가득하다.
교토여행코스를 다녀간 관광객들을 생각하면 세계 지도 속의 모든 동전들이 수집되어 있을 듯.
아름다운 누각과 나무들의 어우러진 은각사의 모습이 아름답다.
철학의 길과 잇닿은 산책로답다.
언덕에 오르면 교토 북부가 한눈에 보인다.
그냥 잔디밭으로 생각했던 바닥이 잘 들여다보면 정교한 숲이 있다.
이끼란 것이 정말 아름다운 것이었구나.
나가는 길에 있는 운치 있는 세면대.
음수대가 아니다. 마시지 말라고 써 있네. 꼭 약수터같이 생겨가지고...
흔히 은각사 맛집이라고 하면 우동맛집으로 유명한 <오멘>이나 <후미야>등을 꼽는다.
하지만 이날은 그냥 동네 사람들이 즐겨 찾는 현지인맛집이 가고 싶더라고.
구글지도에서 <브라운>이라고 써진 돈까스집이 평점이 높은 것을 발견했다.
교토 현지인 맛집 브라운 돈까스. 가보니까 브라운 레스토랑이라고 써 있다.
숨겨진 맛집이라기엔 구글에 평점과 댓글이 너무 많다.
메뉴는 이렇게 다양하고 가격도 저렴하다.
일본가정식 맛집이다.
생선 정식이 있고, 닭고기 정식이 있다. 나는 닭고기 정식을 먹어보기로.
들어가니까 책꽂이에는 만화책이 가득하고 와이파이 프리다.
걸어가는 교토여행코스에서 밥도 먹고 개인 정비도 할 수 있겠다.
700엔에 밥, 반찬, 국이 푸짐하게 나온다.
가성비를 넘어 그냥 맛있다.
차를 주길래 이게 무슨 차인가요? 물어보니까
사장님 왈, @#$%$#%#
네?
내가 못알아들으까 계산기로 써준다.
麥, 보리차라고 한다. ㅋㅋ
이렇게 관광객들이 안 몰리는 교토여행코스는 소통의 재미가 있다.
걸어서 교토를 여행하거나 자전거를 렌탈해서 여행한다면 철학의 길 좋다. 뇌를 비우고 가슴을 채우는 여행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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