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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레atre우에노역 거리에 있는 츠케멘 체인점 스린舎鈴

일본/도쿄

by Kick Off 2018. 11. 5.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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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노역 밤거리

호텔에 들어가서 눈 좀 붙이고 나왔다


자니까 몸이 리셋되는 기분, 어디로든 튀어나갈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구경도 하고, 저녁도 먹으러 고고. 원래는 우에노역의 야마시타 출구쪽에 있는 이치란라멘에 가볼까 했다.


아트레atre 우에노


우에노역 앞 밤거리. 


사람들이 제법 많고, 길거리 악사 하나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저 너머 희미하게 보이는 계단을 올라가면 우에노 공원이다.


근처 다른 거리는 도로와 건물만 있는 황량한 도시다. 서 있으면 빨리 숙소든 어디든 들어가야 할 것 같은 기분. 그런데 아트레atre우에노 근처는 도시와 공원이 맞물리는 곳이라 사람 사는 운치가 있다.



기차길 아래로 점포들이 늘어서 있다. 


아트레atre라는 말은 도쿄 다른 역 근처에서도 볼 수 있는데, JR동일본 주요역 주변 쇼핑몰 단지를 말한다. 한국의 메트로시티 정도의 컨셉이랄까...


아트레atre우에노 거리의 쇼핑몰은 보통 오전 10시에서 오후 9시, 음식점들은 오전 11시 오후 11시가 영업시간이다.


원래 이치란라멘 우에노역점을 가려고 했는데, 또 막상 가려고 보니까, 주변에 다른 음식점들도 많잖아. 


이치란은 전에도 먹어봤고... 이곳만의 장소에서 로컬푸드를 즐겨볼까? 하고 음식점 탐색 시작.


츠케멘 체인점 스린舎鈴


유난히 줄이 긴 집 발견.


츠케멘 스린(つけめん 舎鈴)이라고 써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츠케멘이 뭔지 모르는 상태여서 가게 앞에 그림 크게 그려진 중화소바에 시선 집중. 



다른 곳보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츠케멘도 주카소바도.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비싼 츠케멘을 기본으로 먹기보다 저렴한 주카소바를 풀옵션으로 먹는 편을 선택했다.



바로 요거.


두툼한 챠슈에 계란이랑 김이랑 다 올렸는데 오오모리 790엔이네. 나중에 알았지만 이정도 가격이 도쿄에 잘 없다. 메뉴를 결정하곤 곧 줄을 섰다. 언제 내 차례가 오나, 기다림, 기다림.



아트레atre우에노의 점포들은 화장실을 공유하고 있는 모양이다.


역시 일본다운 깨알모드로 화장실은 가게 안에 없고 어디 가야 있는지 약도까지 상세히 그려주신다. 한국 점포도 좀 이렇게 했으면 한다는.



자판기 두둥.


지금 보니까 일목요연하게 잘 보이는데, 처음 갔을 때만 해도 한자도 모르고 해서 좀 헤맸네. 뒤에 줄 서 있던 현지인 아저씨한테 주카소바 오오모리로 하려고 하는데 뭘 눌러야 하는지 물어봤다.


아저씨가 나보고 타이완? 이런다는. 일본사람들은 중국인하고 한국인하고 잘 구별 못한다고 한다. 우리는 일본인 잘 구별하는데..



스린舎鈴의 중화소바를 주문하고 기다림, 기다림


양념통들만 멍하니 바라봤다. 식초랑 시치미, 유자분말 등등이다. 시치미라는 이름이 웃기네. 시치미 떼지 말라는 말이 생각난다. 물론 이 시치미는 그 시치미가 아니다. 


한국 속담 속 시치미는 원래 매의 목에 거는 이름표를 뜻한다고 하네.



풀옵션 중화소바 등장.


진한 소유라멘 맛


양도 허벌라게 많네.


후루룩 먹기 시작했다. 처음 먹어본 중화소바의 맛은 소유라멘(간장라멘)의 간장 농도를 한 두배로 높힌 듯한 맛이다.


음 좀 짜지만 맛있군, 하면서 먹었다. 먹었는데...


너무 짜다


오오모리 시킨 걸 후회했다.


중화소바가 식으면서 간은 더욱 짜게 느껴졌고, 진심 간장에 면을 말아먹는 느낌. 반숙계란으로 짠맛을 중화시켜봤지만 그 한 젓가락의 순간 뿐.


짠맛의 해일 속에서 허우적거리다가 도저히 못먹겠어서 남겼다. 지금껏 먹어본 면 요리 중에서 어렸을 적에 스프만 넣고 먹은 라면 빼고 제일 짰던 듯. 후회했다. 츠케멘을 먹을 걸.


도쿄 여기 저기 다니면서 라멘과 츠케멘을 먹어본 결과, 그집 간이 좀 짜다 싶으면 츠케멘을 먹는 게 맛다. 츠케멘은 국물에 담겨져 있는 라멘과 달리, 진한 라멘 국물에 찍어 먹는 타입이다.


그러니까 찍을 때 간을 조절할 수 있다는 거. 츠케멘은 1955년 도쿄도의 다이쇼켄(大勝軒)에서 처음 시작했다는 역사가 짧은 요리다. 그런데 이렇게 짠 중화소바를 먹고 나니까 왜 그 요리가 널리 사랑받는지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는. 


아트레atre우에노역 거리의 라멘집에서 찬물을 열심히 들이키며 밤이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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