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긴자 가부키자 공연 티켓예매하고서 예약 날짜 잘못 찾아간 관람후기

일본/도쿄

by Kick Off 2019. 3. 4. 19:18

본문

반응형

비오는 도쿄 긴자

비가 촉촉히 내리는 아침, 홋또못또에서 산 도시락을 싸들고 긴자 가부키자로 향했다.


긴자에 있는 가부키자는 가부키의 총본산으로 불린다. 큐슈나 교토 등지에도 가부키 공연장이 있지만, 제일 유명한 배우, 유망한 배우들이 몰리는 곳이 바로 긴자라고. 해서 도쿄에 왔으니 여길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가부키자에서 공연 관람을 하려면 이곳 홈페이지[링크]로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직접 가서 한 막만 볼 수 있는 당일티켓(당일밖에 판매하지 않음)을 사거나.


그런데 나는 6000엔 내고 미리 예약을 하고 가서 당일티켓을 사서 그것만 보고 왔다. 그게.. 가부키 공연 예약 날짜를 잘 못 보고 가는 바람에...


긴자 가부키자

銀座 歌舞伎座, Ginza Kabukiza



비내리는 긴자의 아침


가부키자에 도착했다. 그런데 매표 자판기에서 예약했던 내 체크카드를 넣고, 예약날짜를 눌렀는데, 아무리 해도 예약 내용이 없다고 나오는 거 아닌가? 여행 오면 항상 발생하는 예외상황, 나는 예외상황은 예외상황이 벌어졌다는 것 자체가 내 착오일 수 있다고, 일단 스스로를 안심시키는 경지에 이르렀다.


이번에도 내 사소한 착오였다. 다만 그 착오가 공연을 송두리째 날려버리는 착오였지, 바로 공연 예약 날짜를 착각한 것이다.


가부키 티켓예매 예약을 알리는 내 이메일에 찍힌 건 오늘이 아니라, 바로 어제. 쿠쿵. 가슴을 때리는 안타까움이란... 어떻게 안되겠냐는 내 하소연에 우리의 젊고 잘 생긴 안내원은 1막만 보는 15000천원짜리 티켓을 추천, 그래, 그래도 보고 가야지, 하고 이 티켓을 끊었다.


내가 끊은 히토마쿠미세키一幕見席 티켓은 2〜4개의 마쿠(幕)로 이루어진 가부키 공연 중 한 부분만 볼 수 있다. 각 막마다 음악, 춤, 연극 등 주된 요소가 있어 가부키를 온전히 느끼기엔 부족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가부키자 공연장 내부


나처럼 히토마쿠미세키를 끊은 사람들은 4층에 올라가서 보게된다.


내가 긴자 가부키자의 좌석을 이쪽 저쪽으로 찍고 있으니까 장내를 정돈하는 안내원이 잽싸게 다가와 사진을 찍으면 안된다고 일러준다. 내가 막이 열리고도 배우들 사진을 찍을까봐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네, 네 무대만 찍습니다아~


4층의 앉는 자리는 다 차고 입석으로 서서 봤다. 그런데 영어 도슨트는 신청할 것 같았다. 풀로 보는데 만원 가격이다. 한 막만 보는데는 5천원이니까 괜찮은 가격이었는데...



뒤에 선 채로 가부키 공연을 열심히 보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배우들의 대사는 말하는 것도 아니고, 노래를 부르는 것도 아니고, 마치 느릿느릿 읊는 시조처럼 말하더라. 중간중간 객석에서 사고야! 하고 외친다. 이게 ~야 하는 추임새로 배우가 연기하는 가문의 이름이라고 한다. '사고'라는 가문의 이야기인 듯.


나는 여배우가 처음에 여자인줄 알았는데, 가부키에는 여자가 출연하지 않고, 파리넬리처럼 남자가 여자 소리를 낸다고 한다. 근데 최초의 가부키를 여자가 시작했는데 왜 여자 출연이 안되는지 모르겠군.


가부키 1막만 본 소감이라면 솔직히 1막이라서 다행인 느낌. 이걸 몇시간 동안 풀로 보는 건 대단한 정신력일 것 같다. 일단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으니 좀체로 극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말도 노래도 아닌 느릿느릿 읊는 대사가 듣기 좋았던 것도 아니고, 아마 춤이나 음악에 집중한 다른 막을 봤으면 좀 나았을지도.


비오는 날은 비 그을 곳이 없는 긴자


긴자 가부키자를 나서서 아까 사온 도시락을 앉아 먹을 수 있는 곳을 찾았다.


공원을 두어군데 돌았는데, 긴자거리도 그렇고, 다른 도쿄의 공원들은 모두 지붕막이 뚫려있다. 비를 긋지 못하게 하는 공원 노숙자 방지용일까? 그런데 일본여행 하면서 공원에서 노숙자들 꽤 봤다.


어쨌든 홋또못또에서 사가지고 온 도시락 점심밥은 한참을 걸어 어느 카페의 야외테이블에서 해결했다.



가부키자 타워



가부키자 본관 옆에는 본관과 전혀 다르게 생긴 가부키자 타워 건물이 있다. 이곳 5층에는 가부키자 갤러리가 있다.


이곳에서는 가부키와 관련된 여러 소품을 파는 매장과 포토존들이 있다고 해서, 여기까지 온 거 한번 둘러보기로 하였다.



가부키자 갤러리 건물 5층에서 내려다 본 긴자거리.


도시라 그렇기도 하지만 일본은 어디를 어느 각도에서 보든 '정돈되어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발코니가 있는데 이곳은 공중정원 컨셉으로 구성해놓았다.



가부키 관련 굿즈들이 다양하다.



가부키 갤러리에 있는 포토존은 유료다. 그놈의 유료, 솔직히 좀 부아가 치민다. 그렇게 비싼 공연 보게 했으면 공연티켓이 있으면, 이런 갤러리 정도는 그냥 보게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물론 공연 안 본 사람한테는 돈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겠지만.


일본은 그런 거 없다. 서비스를 2받았으면 1에 그 2가 포함되는 한국과는 아주 다르다. 그래서 일본에 계속 있다보면 좀 기분이 좀 퍽퍽해지기도 한다.


아무튼 긴자 가부키자 티켓예매를 하고서도 예약 날짜를 잘못 찾아 들어가는 바람에 대 낭패였다. 이날 하루종일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는. 그래 이런 날도 있어야지.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