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부쿠로역에서 동쪽으로 가다보면 세이부 백화점이 나오고 도쿄 라멘 맛집으로 유명한 무테키야도 거기 있다.
일본 다녀온지 꽤 되어서 기억들이 가물가물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 외에 몇 군데서 먹은 라멘은 그 맛이 똑똑히 기억난다.
無敵家むてきや, Mutekiya
일본을 돌아다니면서 먹은 라멘집 중에서 가장 줄을 길게 섰던 도쿄 라멘집이 아닐까 싶다. 오후 7시 10분 부터 기다렸는데 8시가 다 되어서 입장할 수 있었다.
드디어 들어가려던 찰나, 줄 관리 직원(?)이 예약한 메뉴를 보여달라며, 내 길을 막았다. 내가 그런 거 없다고 하니까 오갸꾸사마는 들어올 수 없다고 하는 거 아닌가? 가슴을 툭 밀치면서.
아마 아까부터 줄 서 있던 인원들에게 메뉴판을 보여주면서 했던 게 그거였던가보다. 그러고보니 실수로 나를 놓치고 안 보여줬던거군 그래.
아니 5분 10분 기다린 것도 아니고 몇 십분 서있었는데 그냥 돌아가라고? 내가 어깨를 으쓱해보이며 그냥 버티자, 그 종업원이 나를 데리고 줄 중간으로 가서 세운다. 그리고 이 손님 어찌어찌해서 메뉴 예약을 못했으니까 양해해달라고 좌중한테 한바탕 말하고 사라졌다.
뭐냐, 일이란게 엇갈릴 수 있다는 거 나도 알고, 너도 알잖아, 너님 여기 못들어옴 삿대질을 해대다니.. 실수 때문에 지연된 건 둘째치고, 무테키야 종업원의 거친 초동조치에 기분이 확 잡쳤다.
가게 앞에는 북해도에서 엄선된 재료로 면을 만들었다고 써있다.
국물은 어느부위를 어떻게 삶았고, 계란은 어떻게, 차슈는 어떻게, 파와 마, 유채나물은 어떻게 한 건지 써놨다.
마늘과 매운 소스가 있는데, 이 마늘 첨부가 꽤 괜찮단다. 매운 소스는 꽤 맵고
도쿄 라멘 맛집의 면을 정신없이 후루룩거리다보니 나는 못 넣어서 먹었네. 아니 안..
분명히 내 기억으로는 그냥 무테키야라멘을 시킨 것 같은데, 지금 사진을 보니까 빌지에는 동그라미가 두개 쳐져 있네.
아마도 챠슈를 더 시켰거나 면을 곱배기로 시켰거나 그런 듯. 아, 챠슈를 더 시켰나?
도쿄 라멘 맛집 상호가 라멘에 올라간 김 위에 선명하게 써 있다.
이걸 어떻게 한거지? 마치 사진 위에 포토샵으로 작업한 것처럼 웰컴 투 무테키야라고 써 있네. 그나저나 일본 라멘집들은 계란 반숙을 어떻게 저렇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노른자가 마치 인공적으로 만든 거 같잖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럽고 촉촉하다.
돈코츠 국물이 꾸덕꾸덕하다고 표현할만치 진하다. 진하면서 비린맛은 안 나는 상태. 아마도 마늘이 잔뜩 들어있는 탓이 클거다. 누구는 이게 느끼한 맛이라고 표현했다만, 나는 그게 좋더라고. 국물을 꿀꺽꿀꺽 마실 건 아니니까.
그리고 그 국물이 굵은면에 빨려 들어온다. 진함, 짭짤, 이거 맛있네. 아까 줄 설 때 겪은 불친절 때문에 생겼던 분노가 좀 누그러지는 느낌.
여기에 챠슈는 엄청 두껍네. 한국에서 족발이나 수육 시키면 주방장이 실수로? 엄청 두껍게 자른 버전, 그런 두께다. 또 이게 뭘 어떻게 요리한건지 녹는다. 녹아.
일본 돌아다니면서 라멘만 30그릇은 먹어본 것 같은데, 그중 다시 먹어보고 싶은 도쿄 라멘 맛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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