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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키지시장 초밥집, 스시다이 본점의 오마카세정식

일본/도쿄

by Kick Off 2019. 4. 29.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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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새벽부터 나와 기다린 건 일본 참치경매를 보기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근처에 있다는 츠키지시장 초밥집 때문이다. 도쿄 최고의 초밥을 먹을 수 있다는 말에 경매도 보고 초밥도 먹어야지, 하고 나왔다.

 

그런데 그날이 일요일인 바람에 참치경매는 어이없이 날리고, 초밥이라도 먹어야겠다, 하고 찾아간 다이스시는 역시 일요일이라 그런지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그런데 그건 다이스시 별관이었던 것이다. 츠키지시장을 떠나려고 발걸음을 떼던 오후 3시, 성업 중인 다이스시 본점의 간판을 그제서야 봤다. 지도를 보고서야 내 착각이 정확히 착각이었던 것을 알게되었다.

 

어떡하지? 하다가, 뭘 어떡해, 여길 언제 또 온다고 해서 점심도, 저녁도 아닌 밥을 먹게 되었다.

 

스시다이

寿司大, Sushi Dai

스시다이는 다이와스시大和寿司와 함께 츠키지시장 초밥집의 양대산맥으로 불린다.

 

그런데 갔다온 사람들 말로는 다이와스시보다 스시다이가 좀더 낫다고 하긴 하더라. 미슐랭 1스타에 빛나는, 뭐 최고를 따지고 따지면 긴자 거리의 한끼 수십만원짜리 초밥집을 어찌 이기겠냐만은, 그래도 가성비를 따지면 여길 따라올 곳이 없다고...

 

츠키지시장 초밥집, 스시다이의 휴무일이 나와있다. 3번째 월요일이군. 

 

스시다이 메뉴판은 대충 이렇게.

 

나는 도쿄 떠나기 전에 이보다 더 유명한 초밥집은 못올 것 같아서, 그냥 오마카세 정식을 시키기로 하였다. 오마카세 정식은 주방장이 추천하는 그날의 가장 물 좋은 재료로 만든 조합이다. '오늘의 정식' 정도 되겠군.

 

계란말이로 시작되는 도쿄 초밥 정식. 옆에 있는 건 입가심을 하게 하는 생강이다.

 

미소된장국, 새우가 시원한 맛을 더해준다. 

 

그날 재료 따라 게가 들어가기도 하는 듯.

 

재료에 대한 설명을 해주긴 하는데 일본어로 말해줘서 먹으랴, 사진찍으랴 정신없던 나는 잘 못알아들어도 그냥 정신없이 먹었다.

 

그나마 알아들은 요리 설명도, 지금은 머릿속에서 다 증발되어 버렸네. 이건 참치였던 듯 하다. 그나저나 스시다이 뿐 아니라 일본의 고급 초밥집들은 커다란 초밥보다는 이렇게 한입에 쏙 들어오는 크기로 만든다 한다.

 

약간 감질맛나게 만들어서 맛을 극대화시킨다나 뭐라나. 확실히 감질맛은 있다.

 

요건 새우.

이건 뭔지 까먹었는데 갈치? 갈치였던 듯.

 

생선도 그렇고 사진찍은 각도도 좀 모호.

 

이건 확실히 기억난다. 피조개다. 오득오득한 식감이 과연 싱싱하구나, 느끼게 만든 피조개초밥

 

이건 도미초밥이었던 듯.

 

이건 전갱이었나? 아니 고등어였던걸로 기억한다.

 

김말이 성게초밥

성게의 개성 강한 맛에 먹으면 아, 하고 감탄사를 내게된다. 근데 확실히 놀라운 맛이었지만 나는 점심으로 우니동(성게덮밥)을 먹어서 감흥이 좀 떨어진 편.

 

이건 익힌 참치였던가?

 

이건 익힌 붕장어다.

 

나는 장어초밥을 좋아한다. 그 짙은 향이 좋단 말이야.

 

참치 김말이 초밥

 

자, 츠키지시장 초밥집 스시다이 코스요리는 여기까지고. 이렇게 11가지 메뉴가 나가고 나서 마지막에는 가장 맛있게 먹은 초밥 하나를 선택해서 그걸 만들어준다. 나는 뭘 먹을까, 뭘 먹을까, 선택 장애.

 

그런데 나는 선택 장애일 때 아이러니하게도 선택을 빨리 하는 습관이 있다. 뭐가 제일 좋아? 했을 때 갑자기 내가 겪었던 좋은 경험은 다 잊어버리고 내 선택은 룰렛게임이 되어 버리고 마는 것이다. 문제를 푸는 것보다는 찍는 게 편하다, 이거지.

 

게다가 이번엔 일본어로만 초밥 정보를 듣고 정신없이 먹어서 내가 그때 먹은 게 뭐였는지조차 정신없는 상황, 그와중에 아까 피조개초밥의 식감이 오득오득 좋았던 것을 기억해냈다.

 

주방장 앞에 높여 있는 생선회 재료 중 피조개를 가리키며 고레 구다사이 했다.

 

그러자 옆에 앉아 있던 40대 초반? 남녀 커플이 이걸 보고 있다가 여자가 실망한 듯 가볍게 뭐라고 하는 듯 했다. 비싼 참치, 갈치, 성게 다 지나치고 피조개라서? 뭐 어쩔 수 없다. 나는 개썅마이웨이.

 

오늘 내게 점심 겸 저녁식사를 펼쳐주신 스시다이의 주방장분. 약간 조재현 닮으셨다. 코가 좀더 큰 조재현.

 

오마카세 정식 잘 먹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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