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2700원짜리 호텔에 묵었다고 말하면 얼마나 후졌으면 그러겠냐, 혹은 추가요금이 있겠지, 그런다.
나도 처음에는 사우나에 들어가는 요금이 따로거나, 그러겠지, 생각했었는데 아니다. 그냥 일본 도쿄 다른 곳에서는 3~4만원짜리 보통 캡슐호텔에 묵었다.
나리타 공항에서 1시간을 좀 넘게 달려 도착한 게이세이선 우에노역.
이 지역은 도쿄역 도심과 가깝고 교통이 편리하면서 숙소가 저렴하다. 오사카도 그렇고 각 지역에 꼭 그런 곳이 있더라고. 할렘가는 그렇게 도심과 가장 가까운 곳데 도심의 그림자처럼 있다.
サウナ&カプセル ホテル ダンディー, Sauna & Capsule Hotel Dandy
내가 묵은 도쿄 최저가 호텔 사우나&댄디는 우에노역에서 도보로 10분 안쪽이다.
가기도 쉽다. 대로변만 죽 따라오면 되니까. 다만 사진에 나온 것처럼 건물이 10층 가까운 높이이긴 한데, 옆 건물에 끼어있어 딱 이건물이라고 눈에 안 들어온다.
일본어로 써 있는 호텔 이름보다 1,2층에 있는 パチンコ, スロット오락실 문구를 보고 찾는 게 좋을 듯.
도쿄 우에노역 숙소 입구에 있는 숙박 요금표
체크인 12시부터 체크아웃 오전10시까지 조건이 좋다. 다른 곳은 보통 오후 3시부터가 기본적이라..
그리고 스탠다드, 슈페리얼superior, 디럭스별로 3900엔, 4200엔, 4500엔이다. 이게 소비세 전이라 세금8%붙으면 스탠다드는 4212엔, 슈페리올은 4536엔이겠네. 나는 4만 5천원짜리 호텔을 어떻게 2700원에 예약했을까?
내가 일본 도쿄호텔 예약에 쓴 어플은 올스테이ALLSTAY다.
올스테이어플은 지역을 검색해서 그 지역에 있는 숙소를 평점이나 거리별로, 가격별로 정렬해주고, 숙소를 선택하면 익스피디아나 아고다 등 해당 호텔가격을 내놓은 다른 숙소어플로 페이지를 이동시키는 식으로 예약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웹페이지도 있으니, 함께 이용하면 좋더라. 나는 도쿄숙소 예약을 여행 떠나기 한달에서 보름 전부터 하기 시작했는데, 우에노지역에서 최저가를 찾으니 이 호텔이 뜨더라고.
아마 270엔에 뜨는건, 호텔 홍보를 위해서일 가능성이 크다. 어차피 객실 하나 공짜로 준다고 해서 호텔 입장에서 따로 돈이 들어가거나 할 일이 없을 수도 있을 테니까.
여러 캡슐호텔을 다녀봤는데 도쿄 우에노역 숙소로 잡은 이곳은 시설면에서 나쁘지 않다.
이 도쿄 우에노역 숙소는 일본 캡슐호텔의 전형적인 모양새와 크기를 가지고 있다. 180cm정도까지는 두 다리 쭉 뻗는 거 커버할 듯?
처음에 가면 배드에 가운 같은 게 놓여 있는데, 이게 일종의 유카타다. 찜질방 옷처럼 입고 다니다가 수거함에 넣고 또 달라고 하면 준다.
콘센트는 딱 하나 있고, 알람시계와 TV의 음량을 조절할 수 있는 기기들이 있다.
벽에 돌돌 감긴 저 헤드셋으로만 TV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채널 일일이 돌려봤는데 다른 곳보다 채널 많은 듯. 야동도 2채널이나 나오더라고.
예상대로 방음은 1도 되지 않는다. 거의 옆방에서 몸 뒤트는 소리가 들릴 정도.
그런데도 알람시계 소리는 그냥 헤드셋을 통하지 않고 나오더라고. 나는 남들 시끄러울까봐 스마트밴드에 알람을 맞춰 이용함. 이럴 때는 스마트밴드 정말 잘 샀다 싶네.
캡슐호텔 벽면과 배드 사이에 틈이 있다.
여기에 뭘 끼워서 보관하기가 좋더라. 나는 핸디선풍기를 여기다가 끼워서 선풍기를 틀었다. 외부와는 발을 쳐서 차단하는데 이 발을 쳐놓으면 덥고, 열면 안을 훤히 보여주는 꼴이라 이 방법을 택했다.
일단 자는 곳과 짐보관 락커 사이가 2층 정도로 떨어져 있었다. 나는 4층인데 카운터 + 짐보관 락커룸 + 식당이 6층
그래서 뭐가 필요할 때마다 2층을 계단으로 오르락내리락 해야 했다는. 그리고 락커 크기도 저렇게 얇은 백팩이 하나 끼워 들어갈 정도다. 캐리어는 카운터에 맞기면 되니 숙박 전에 미리 필요한 짐을 빼두면 좋다. 잠자는 곳이 있는 층에 따로 코인락커가 있으니 그걸 이용해도 좋을 듯.
숙박 도중에 외출할 때는 카운터 열쇠와 신발장 열쇠를 카운터에 교환한 뒤 외출하는 것도 특이한 점이다.
사우나는 카운터 윗층은 7층에 있었다.
인터넷에 이 도쿄 우에노역 숙소에 대한 후기가 올라와있었는데 하나같이 사우나에서 안마 일을 하는 여자들이 사우나를 들여다본다는 것을 놀라워 하더라는.
나도 놀랐다. 욕탕이 있는데 그 윗층의 테라스같은 곳은 왠 아주머니가 고개를 빼꼼 내밀고 보시더라고.
노트북이 비치되어 있는 휴게실은 캡슐방 같은 층에 있었다.
6층 사우나에서 목욕을 했는데, 일본 특유의 수돗물 염소 냄새 빼고는 나쁘지 않았던 듯
2700원 돈으로 숙소에 목욕까지 했으니 가성비로 모든 것이 용서된다. 캡슐 룸에 들어와서 일본TV를 한시간 정도 봤다. 보다보니까 NHK에서 갑자기 뭔 노래랑 애니매이션이 나오더라고.
너는 어떨때 좋니? 라는 후렴구가 반복되던데, 이게 뭐야, 공익광고CF인가? 주인공이 회의실의 의자를 빌려다가...
엘레베이터에 가져온 의자를 놓는다.
노래는 여전히 너는 어떨때 좋니? 너는 어떨때 좋니?가 반복되고... 이걸 보고 있으니까 내가 있는 캡슐호텔이 더 좁아져 죄어오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그렇게 좋지는 않더라고.
이 공익광고CF도 그런 걸 말하려고 하는 것일까? 캡슐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너는 어떨 때 좋니? 라고 묻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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