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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역맛집 츠지한에서 카이센동海鮮丼을 맛보다

일본/도쿄

by Kick Off 2020. 1. 15.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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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의 마지막 하루. 아침에 커스타마 카페를 나오니까 뭘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편의점에서 명란 삼각김밥이랑 생수 하나 구입.

벤치가 박한 도쿄

일본의 다른 도시도 그렇지만 도쿄는 특히나 벤치가 박하다. 이렇게 대놓고 공터같은 곳에도 벤치는 겨우, 그냥 쇠파이프로 되어 있는 간이 벤치 하나. 이정도만 해도 감지덕지일 정도다.

앉아서 편의점에서 산 125엔짜리 삼각김밥을 먹었다. 야끼시야케? 무슨 맛이었더라

도쿄역에서 시간을 보내볼까

마땅히 갈 곳도 없는 도쿄역을 좀 돌아다녀볼까. 앞에 호피무늬 치마의 보라색 커플티가 눈에 들어온다. 커플티일까, 자매티일까, 일본은 남 눈치를 많이 보는, 튀는 것을 싫어하는 사회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튀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아하는 경향 또한 있다. 극과 극은 만나는 것일지도 모른다.

도쿄역 대합실. 사람들이 끊임없이 오고, 끊임없이 빠져나가는 곳이다. 여기 앉아서 좀 쉬다 가야지.


어떤 처자가 바닥에 앉아 의자에 몸을 던져 잠들어 있다. 의자에 앉아서 몸을 구부리는 것보다 저편이 편한 듯.

점심먹을 도쿄역맛집 결정

도쿄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츠지한이라는 집이 있다. 이곳은 훗카이도의 특선 요리인 카이센동海鮮丼이 유명하다는데, 카이센동은 한마디로 다진 회덮밥 그쯤 된다고 하네.

1시간 30분의 웨이팅한 츠지한

つじ半 日本橋店

11시 가까이 도착한 도쿄역맛집 츠지한. 이때까지만 해도 금방 가서 먹을 줄 알았는데 여기 웨이팅 꽤 길더라. 평일이 아니라 주말이었던 탓이었을까?

줄이 많이 줄어들어서 이제 곧 들어가겠구나 싶었는데 길목을 도니까 또 줄이 있다. 그냥 한 줄이 아니라 ㄹ자로 밀려 들어가는 겹줄이다. 망했네.. 아무튼 일본 와서 가장 긴 음식점 웨이팅이 아니었을까.

츠지한 메뉴판


음식점 밖에 있는 메뉴판. 나는 그냥 기본으로 가기로 했다. 기본을 느끼고 싶어서 고른 梅우메. 가격은 1080엔

입구의 돌 웅덩이에 소담스러운 꽃이 잠겨 있다. 사람들이 몰리는 것 빼고는 정갈한 인테리어다.

드디어 입장, 먹는 방법이 소상히 적혀 있다


먹는 방법이 적혀 있는데, 실전의 먹는 법과 결합해 설명하면 이렇다. 우선 사시미가 먼저 4점 나오는데 두 점은 먹고 두점은 남겨둔다. 후에 국을 받으면 두점을 국에 넣어서 익혀 먹으면 된다. 그리고 카이센동이 나오면 카이센동의 와시비는 간장에 전부 풀어준다. 해산물은 밥과 전부 섞지는 말고 적당히 밥위에 펴며, 그 위에 와사비를 섞어 놓은 간장을 풀어서 밥과 함께 떠 먹으면 된다.

밥을 다 먹고 난 뒤에는 육수를 달라고 하면 되는데 밥을 더 추가하겠냐고 물어본다. 국에다가 밥을 말아 먹고 싶으시면 밥을 달라고 하면 된다. 이때 밥은 추가 금액이 없다.

대박

소스가 부어진 도미회 네 점이 나온다. 권장된 방법대로 도미 맛을 보느라 두 점 냠냠.

카이센동이 나온다. 와사비는 퍼서


간장에 이렇게 풀어준다. 이 와사비 간장을 카이센동에 적절히 뿌려서 먹으면 되는 것이다. 다른 돈부리를 먹을 때처럼 젓가락으로 밥을 떠서 이 간장에 찍어먹어도 맛있었다.

겁나 맛있다. 밥그릇 바닥에 써있는 츠지한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보일 때까지 깨끗이 먹었다.

그리고 육수와 밥을 달래서 받고, 그 위에 아까 남긴 두 덩이의 도미회를 얹어서 살짝 익힌다.

아까 카이센동도 맛있지만 이 육수에 밥말아먹은 오차즈케도 환상이다. 1시간 30분을 기다렸는데, 기다린 시간이 별로 안아까워지는 맛이다. 도쿄역맛집 츠지한은 웨이팅이 길어서 그런 웨이팅을 감수할 만한 맛은 아니다, 모든 것을 감수할 만한 맛이다, 로 의견이 갈리는데 나도 모든 것을 감수할 맛이라는 데 한표다.

그리고 아무리 이 집에 대해서 평가가 박해도, 평에는 그래도 육수와 밥은 맛있었다는 말은 빠지지 않을 정도로 이 음식은 유명하다.

이제 육수까지 말끔히 먹어 자동 설거지까지 되어버렸다.

나는 도쿄에서부터 교토, 후쿠오카까지 다녔는데, 그 중 부모님을 모시고 가고 싶은 집을 꼽으라면 교토 아라시야마의 하나나와 이곳 도쿄역맛집, 츠지한을 꼽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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